movie。
릴리-슈슈의 에테르
freax
2008. 1. 20. 22:39
릴리슈슈의 모든것. 2001. 이와이 슈운지.
1.
유이치는 엄마의 재혼과 학교폭력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량써클의 뒤치닥거리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단지 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을 뿐이라서 그의 현재상황은 그저 벗어나고 싶은 지옥같은 상황. 그랬던 유이치에게는 단하나의 삶의 즐거움이 있었다. 자신이 관리하는 릴리슈슈의 팬싸이트에 투고(영화의 표현을 빌리자면)하고 그녀의 음악을 듣는 것. 그리고 소위 '에테르'라고 매니아들이 정의내린 그녀의 세계안에서 유이치는 행복을 느낄수 있었다.
2.
유이치에게 릴리슈슈를 소개한것은 호시노였다. 한때는 친했던 친구사이지만 호시노의 부모님의 부도와 이혼으로 인해 호시노는 여느 불량학생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거칠어져만 간다. 결국엔 유이치마저 자신의 수하에 두고 각종 악행을 일삼는다. 같은반 학생 츠다를 강간하고 비디오를 찍어서 그것을 미끼로 강제적으로 원조교제를 하게 한다. 결국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이 좋아하던 쿠노에게 조차 같은 일을 저지르고 만다.
3.
말했듯이 유이치는 릴리슈슈 팬싸이트의 관리자 였다. 그의 닉네임은 피리아.
호시노 또한 그 싸이트의 회원중 한명이었다. 그의 닉네임은 아오네코.
둘은 릴리슈슈의 에테르안에서 공감대를 형성한다.
유이치는 유이치 나름대로의 슬픔과 아픔, 호시노는 호시노 나름대로의 슬픔과 아픔속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4.
츠다는 호시노 패거리에게 강간당하고 비디오를 찍힌 뒤 부터 강제적으로 원조교제를 하게 됐다. 14살의 나이에 수많은 남자들을 상대하고 급기야 원조교제를 '업무'라고 생각을 하며 그 생활에 적응을 해나간다. 도망가고 싶지만 도망갈수 없는 현실에 안주해버리고 만다. 츠다는 유이치와 식사를 하며 말한다.
"살찌면 '일'하지 않아도 될까? 모히칸 스타일로 머리를 자르면 어때?"
5.
쿠노는 호시노의 초등학교시절 첫사랑이었다. 그와 같은 중학에 입학하면서 쿠노는 반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게 된다. 그러던중 호시노는 패거리들을 시켜 쿠노를 강간하게 한다. 다음날, 그녀는 머리를 삭발하고 온다.
6.
츠다는 쿠노의 삭발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자신은 벗어나려해도 벗어 날수 없었던 그 상황을 쿠노는 강하게 극복해 낸것이다. 그것을 본 츠다는 자신에 대한 경멸로 자살을 하게된다. 높은 전신주에서 뛰어내림으로써 하늘을 날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실현시키고 만다.
7.
유이치는 결국 호시노를 죽이고 만다. 릴리슈슈의 콘서트장에서 아오네코의 표식을 가지고 있는 호시노를 보고 유이치는 분명히 느꼈을것이다. 감히 호시노 따위의 저질스러운 인간이 자신의 우상 릴리슈슈의 에테르를 느끼고 그 에테르에 대해 떠들고 있으니 릴리슈슈의 에테르가 오염되었다고. 유이치는 혼잡한 틈을 타 호시노를 찌른다.
유이치는 도망가고 싶었다. 현실에서 벗어나 릴리슈슈의 에테르 안에서 영원히 존재하고 싶었다. 그 에테르를 더럽게한 호시노를 죽이고 만다. 조금은 에테르를 정화시켰을까. 하지만 그 이후의 그의 삶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릴리슈슈의 에테르를 정화시키는것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에테르는 어디까지나 그의 이상일뿐 현실은 아니니까.
호시노 또한 릴리슈슈의 에테르안에서 행복을 느꼈다. 그녀의 음악, 그리고 그녀의 팬싸이트안에서 호시노는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신의 아픔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 에테르를 찾지 못해 매일 악행만 일삼았다. 그것이 에테르인마냥 호시노는 하루가 멀다하고 점점 더 망가져 갔을 뿐이다. 아오네코로써 피리아를 만나려고 했을때 호시노는 조금은 기대했을지 모른다. 피리아라면 아오네코인 자신의 아픔을 이해해줄지도 모른다고. 자신이 갈망하던 에테르의 세계에 빠질수 있다고.
자살한 츠다 또한 에테르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그녀에게 에테르는 유이치였다. 노골적으로 유이치에게 "니가 날 구해줘"라고 말하기도 했듯이 그녀에게 유이치는 에테르였음에 분명하다. 하루하루 자신의 몸을 더럽혀가며 살아야한다는 현실에서 유이치라는 에테르로 도망가고 싶었을것이다.
에테르는 유이치, 호시노에게는 이상세계였다. 그 안에서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그 무언가를 찾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이치나 호시노나 츠다가 간과한것은 에테르라는 이상보다는 자신이 지금 처한 현실을 극복할 자신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세명모두 쿠노같은 의지가 있었더라면. 세명의 운명은 조금 더 그들이 상상한 에테르에 가까워 지지 않았을까.
덧. 영화 내내 보여지는 감탄만 나오게 만드는 영상. 그리고 아오이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