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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다

freax 2008. 6. 2. 22:28

비가 내린다. 3주간 계속됐던 촛불 문화제, 시위로 떠들썩 했던 이 곳에 잠시나마 휴식을 주는 것 같은.


종일 기분이 우중충했다. 별 이유없이, 아니 개인적인 이유는 없었지만 난생 처음으로 나와 내 주변을 제외한 그 무언가로 인해 계속 우울했다. 하고있는 일을 놔버릴수 없는 지금의 처지를 스스로 합리화 하며 그렇게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일테지만 말이다.


일하는 중간중간, 그리고 인터넷의 수 많은 싸이트에서는 지난 밤 있었던 유혈사태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많은 동영상과 많은 제보, 그리고 실시간 중계.


볼 때마다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왜 내 형들, 동생들, 친구들, 아버지들이 피를 흘려야할까. 그리고 지금 이렇게 편히 앉아서 상황을 보고, 듣기만 하고 걱정만 하는 나를 볼때마다.


원래 이런게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됐건 국민의 투표로 뽑힌 대통령이고 그 말인즉슨 우리 국민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사람이란 말이다. 그런 사람이 일을 시작한지 100일도 되지 않아 이런 사태를 몰고 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좀 아니다. 우매한 국민을 탓할까, 무능력한 현 정권을 탓할까. (물론 내가 그들을 탓할정도의 사람이 된다는건 전혀 아니다)


어쨌든 지금 내가 바라는건 딱 하나다.
소나기가 내리고 천둥번개에 강풍까지 오는 지금, 그 곳에 있는 우리의 친구들, 형들, 동생들, 그리고 아버지들이 오늘은 제발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 정말 그거 딱 하나.


덧.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못나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