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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의 주사위

freax 2008. 3. 2. 01:02
흔히들 '주사위는 던져졌다.' 라는 표현을 쓰곤한다. 뭔가 중요한 일을 행함에 있어, 그 시작을 알리는 말이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당일 아침의 스포츠 신문, 대통령 선거 당일 날 아침 뉴스등, 이제 사람의 힘으로 결과를 어찌할수 없는 경우에 많이 쓰곤한다.

보통은 대개 주사위를 던지면 많은 부분은 운에 맡기곤 한다. 부루마블을 비롯한 각종 주사위를 활용한 보드게임을 할때는 이미 던지고 나면 그 이후는 거의 99%는 운이다. 정말 주사위 던지기의 신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예전에 SBS에서 명절때마다 하던 일본 마술사의 주사위 마술은 얘기가 달랐지만 말이다. 주사위의 특정 부분에 자석을 설치해 마술사가 원하는 숫자만 나오게 조작했던 기억이난다) 아직도 '세상에 이런일이'나 '스타킹'에 주사위 던지기의 달인이 나오지 않으니 아직까지 그런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것 같다.

그런데 이런 던져진 주사위의 숫자를 무조건 6이 나오게만(혹은 자신이 원하는 숫자가 나오게) 할수 있는 방법이있다.(물론 실제 주사위 던지기에선 불가능 하지만) 던져진 주사위가 6이 나오기 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중에 주사위의 숫자가 6이 나오게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실제 주사위 던지기에선 그 찰나의 순간에 공기의 저항과 주사위의 회전력과 중력가속도의 상관관계를 계산해 6이 나오게 할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관용적인 표현의 '주사위 던지기'에서는 6이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얼마나 6이라는 숫자를 간절히 바라는지와, 꼭 6이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그에 근접할수 있도록 노력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짧은 인생이지만 지금까지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왔던 여러차례의 주사위는 던져왔었다. 고등학교를 결정하는 시험, 대학을 결정하는 시험.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해준 몇몇의 경우까지.


항상 6이라는 숫자가 나오지는 않았다. 때로는 주사위의 한 면만 1이고 나머지 다섯 면이 6인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6은 한 면만 차지하고 나머지 다섯면이 1인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주사위에서 6이라는 숫자가 나오지는 않았다. 1이라는 숫자에 좌절을 맛보며 주저 앉았던 경우도 있고, 6이라는 숫자에 환호하며 주사위를 던진 나 자신을 칭찬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인생의 주사위는 대부분이 5나 6이었고 많아 봤자 한 면, 또는 두 면만이 1인경우가 많았었다. 길지 않은 인생이었고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확률의 주사위만을 던져 왔던 나였다.

이제 곧 스물 다섯의 주사위는 던져질 예정이다. 헌데 이번에는 좀 힘든 주사위 싸움이 될것같다. 이 주사위에는 대부분이 1로 둘려쌓여있고 6이라는 숫자는 한 면만이 존재한다. 더욱이 한면에는 마이너스의 수가 적혀있다. 이 주사위가 땅에 떨어지고 나서 모든것은 결정될것이다. 이미 주사위의 회전력과 주사위를 땅에서 얼마만큼 높이 던졌는지, 그리고 주사위를 던지는 환경의 풍향과 중력가속도 또한 정해져있다. 남아있는 것은 그 주사위가 땅에 떨어질때 까지 내가 얼마나 열심히 입으로 바람을 불거나 땅에 떨어질때 지표면과 주사위가 이루는 각을 조절해 6이나오게 할수 있는 초능력을 이용해(현실에선 절대 불가능 하겠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즉 6이라는 숫자가 나올수 있도록 주사위를 돌려 놓는가의 싸움이다.

이젠 '내가 던지긴 잘 던졌지만 어쩌다 1이라는 숫자가 나왔다'라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사위를 던질때 옆에서 방해를 했다고 다시 한번 던지게 해달라는 어리광 또한 통하지 않는다. 남은건 내가 6이라는 숫자가 나올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하는 것 뿐이다.

1년뒤 주사위가 땅에 떨여졌을때. 6이라는 숫자가 높은 하늘을 보게 할 수 있도록. 그 때까지 언제나 내 목표를 향해서freaxo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