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ing&thinking。

표지판 사진

freax 2008. 3. 25. 00:30


(남들 다한다는 표지판 컷)


사실 이날은 기억이 잘 없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필름은 다 말려 있었고(감은 기억도 없는데-_-)
어제 분명히 10컷이상 남겨뒀었는데 다 찍었다니. 도대체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찍은 것인가.


오늘 스캔을 맡기면서 굉장히 긴장했다. 기억이 없던 시간의 십여켯.
무엇이 어떻게 담겨져있을까. 아니 담겨져 있기는 할까.




십여컷 중에 인물사진 한장, 그리고 이 사진이 그래도 사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왔다.



난 이런 사진을 잘 안찍는다. 원래 성격이 남들 다하는건 왠만하면 안하는 성격이라.
싸이월드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출입금지 표지판을 찍어놓고 '내 마음에 들어오지 마세요' 라던가
지하철의 응급전화를 찍어놓고 '날 좀 구해줄 누군가가 필요해'라는건
절대적으로 내 성격에 맞지 않는다. (물론 그런 사진을 폄하하거나 나쁘다는게 아니다. 단지 나랑 안 맞을 뿐)



근데 기억이 없던 세시간여동안 술잔을 기울이며, 그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보인 저 비상구 표지판이 마음에 걸렸나 보다.


조금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다는게 아니라)



덧. 그리고 적절한 비네팅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