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 bla。

2007. 11. 21.

freax 2007. 11. 21. 01:44
오늘 드디어 저번에 엄마와 누나에게 갈굼 당했던 그 헤링본 자켓을 처음 입었다.
날이 조금 춥긴했지만 긴팔을 꾸깃꾸깃 세겹을 껴입고
나름 레이어드 룩이라고 생각하며 자켓을 걸치고 집밖으로 나섰다.


때마침 오시는 막내고모.
"야, 얼어죽겠다!! 겉 멋만 잔뜩들어가지고!!"


뭐 어쩔수 있습니까요. 이미 입고 나온걸. 후훗.


날씨가 너무 좋았다. 간만에 학교갈때 샤워를 했더니 날아갈꺼 같았다.
거기다가 그 분들(누나, 엄마)이 폄하 했던 나의 핏하고 슬림한 헤링본 자켓을 입고 거리를 누빌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들었다.


학교에 도착해 수업을 들어가니 50여명이 모두 나의 핏하고 슬림한 헤링본 자켓을 바라보는듯 했다.
난 우쭐해 하며 괜히 마렵지도 않으면서 화장실로, 담배도 피우고 올라왔으면서 굳이 흡연구역으로,
화장실 갔다가 오늘길에 뽑아도 되는 커피를 강의실에 들어왔다가 나가면서,
평소엔 보지도 않는 책을 가지러 사물함으로 바삐 돌아 다니며 나의 핏하고 슬림한 헤링본 자켓을 사람들에게 마구 뽐냈다.
(후훗. 이정도면 되겠지.)



아무튼 그래저래 있다가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을 만나 나는 다시한번 나의 핏하고 슬림한 헤링본 자켓을 과시했다.

사실. 객관적 평가를 위해 10번씩 물어봤다.
"이 옷 짧아 보여? 이상해? 얻어 입은거 같애? 나한테 좀 작지? 안 작나? 너무 끼나?"


이런식으로 물어보니 다들 괜찮다는 평가였다. 후후후훗.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


2007. 11. 21. 나의 핏하고 슬림한 헤링본 자켓. 세상의 공기를 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