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바다 밖 다른 세상에 다녀온 뒤로(그것도 무려 유럽) 매일 매일 꿈에는 그곳이 나오고 있다.
20일이라는 짧은 일정덕에 그 정도는 더 심해진게 아닌가 싶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러 들어가던 그 때.
한국사람 하나 없는 모스크바 공항에서 어리버리대며 4시간을 떼웠던 때.
말도 안되게도 당당히 내 눈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었던 에펠탑.
한국말 한마디 못하고 5일이나 혼자 버려(?)졌던 때.
연극은 커녕 뮤지컬 한편 본적없는 내가 빈에서 본토 오페라를 3시간이나 서서 봤던 기억.
빈 소년소녀 합창단의 노래를 직접 두 귀로 들었을 때의 감동.
여행 막바지에 조금 여유있어진 주머니 사정덕에 점심, 저녁을 초호화(내 딴에는) 만찬을 했던 기억.
세계 5대맥주라는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의 맛에 빠져 한잔 두잔 비웠던 기억.
떠나는 날, 눈 부시게 파랬던 프라하의 하늘.
하나 하나가 날 붙잡고 놓아주질 않아서 미칠 지경.
아흙 에펠탑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덧. 사진이 900장 정도 되는데 정리하기가 여간 귀찮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