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결혼 문제에서 트랙백
참 고전적인 문제다. 드라마 같은 데서 이런 민감한 주제를 건드리기엔 쉽지 않을 테지만 적어도 주위사람들을 보거나 그리고 나도 직접 겪어봤던 일이라서 그렇게 드물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무살때 부터 좋아했던
지금도 좋아하는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스물 네살이 되던해였나? 갑자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갈꺼면 아싸리 일찍 가던가) 아무튼 그 전에도 한번 시도했다가 차이긴 했지만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 남자를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그녀석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같이 믿는 사람이 좋아'
란다. 물론 그 이후로는 나는 '비신자'라는 이유 하나로 항상 제외되어 오고 있다.
(사실 그게 아니라도 가능성은 10%정도 지만)
얼마전에 만났을때 그에 관련된 얘기를 했던 적이있다. 그 녀석에게도 같은 신자여야 하는 이런저런 이유도 있지만 기독교의 교리적인 측면이나 암묵적으로 비신자와의 만남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그냥 원래 다 그러니까 나도 그래야 한다는 정도?
사실 내가 그 아이를 좋아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나는 원래 누군가를 좋아하면 앞뒤 안가린다. 첫 여자친구도 나보다 많이 연상이었고, 두번째도 그러했고 세번째 여자친구는 집에서 엄청난 반대를 했었다. 그래도 난 주구장창 잘 사귀었었다.
나이든 직업이든 성격이든 나와의 차이는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극복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항상 내가 여자친구를 사귀면 친구들의 반응을 보면
1. 미쳤냐고 욕함
2. 시작한지 얼마 안됐으니 물르라고 함
3. 말을 안듣자 소개팅을 해준다 함
4. 포기하고 축하해줌
거의 이정도 테크를 타니까 말이다. 이정도로 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비상식적인(혹은 어울리지 않은) 연애를 해왔음에 상당한 자부심(-_-)을 가지고 있다.
나는 느끼는 대로 행동하고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타입의 인간이다. 그래서 난 이성을 좋아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냥 그 사람의 앞에서서 시선을 맞대고 있을때의 가슴떨림 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다. 나중에 생각했을때 후회하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슴떨림 만으로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한다.(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결혼은 현실'이라고 얘기를 한다. 나도 결혼의 80%는 현실적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의 힘으로도 나머지 80%의 현실을 극복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종교적인 문제든, 사회적 지위의 문제이든, 출생의 문제이든, 건강적인 문제든 말이다.
비현실적이고 아직도 어린애 마냥 산다고 욕해도 할말은 없다. 적어도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나의 현실감각은 제로에 가까우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제 갓 이십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사랑에 엄격한 현실주의자 보다는 조금 더 꿈꿀수 있는 철없는 로맨티스트가 되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