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11.

Posted 2008. 3. 12. 00:10 by freax

1.
내가 생각하기엔 난 기억력이 좋은 편이다. 공부 쪽으로도 '어느정도' 발휘되서 펜대를 잡고 있기도 하고(뭐 대부분이 그러하지만) 어느정도 상위권에 속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번 기억에 남는건 잘 잊어버리지 않아서 꽤나 오래 지난 일도 잘 기억하고있는 것이 많다.

그런데 반대로 정말 사소하거나 잊어버려도 사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 것들은 진짜 뭔가 이상할 정도로 금방 잊어버린다.

일례로 요새 일을 하면서 느꼈던건데 워낙 일이 혼자서 하는 일이다 보니 생각할 시간이 많다. 그리 집중을 요하지도 않고 몸을 많이 사용하는 일이 아니라서 말이다. 그 중 생각나는게 바로 '포스팅 거리'다. 예전부터 다음에 개인 카페를 만들고 일기도 꾸준히 썼었고 이런 저런 어릴때의 잡념들을 곧잘 키보드를 통해 흔적을 남겼었다. 그래서 글 쓰는걸 나 자신은 좋아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나도 요새 하도 많은 고민과 잡념들이 많다보니 '포스팅 거리'는 금새 잊어버리고 만다. 오늘만 해도 세가지 정도 재미난 소재가 있어서 쓰려고 했는데 집에와서 키보드를 두드리려 하니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꽤나 재미난 얘기 였는데-_-


그래서 이렇게 소재를 잊어버린걸 소재로 포스팅중-_- (한마디로 뻘글)




2.
앞서도 말했듯이 잡생각이나 고민들이 많다. 휴학을 하고 편하게 일을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있는건 사실이다. 아니 누구라도 휴학생이라면 그러할 것이다.

물론 생계의 이유로 휴학을 하는 분들께 이런 고민 따위 배부른 소리겠지만 나름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가끔가다 일하고 있을때 학교 친구들에게 전화가 올때가 있다. 이번에 복학을 해서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려는 전화들이다. 사물함부터 해서 어떤 수업이 좋은가, 이 수업은 어떤가, 학교는 언제오냐 등등. 가끔가다 전화를 받으며 담배를 피우곤 하는데 그때 날씨가 좋으면 정말이지 바로 학교로 뛰어가고 싶다. 물론 가봤자 기다리는건 졸업프로젝트와 많은량의 과제의 압박 뿐이겠지만. 왠지 뒤쳐진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는 공부하고, 누구는 일하고.


뒤쳐지지 않아야 겠다.-_-




3.
조금은 심각한 고민들도 많지만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실로 중요한 고민이 있다.
뭐 스물다섯 신체 건강한 시간 많은 솔로 총각이 하는 고민이라면 뭐가있겠는가.

그 분과 만난지 벌써 5년이나 됐다. 중간중간 차이기도 했지만 어떻게 어떻게 지금까지 잘 만나는거 보면 나도, 그 분도 참 신기할 따름이다.


5년 동안이나 짝사랑이라면 왠만한면 포기할만도 한데 그러지 못하는 나도, 5년 동안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이 주위에서 치근덕 거려도 싫다고 단호하게 밀어내고 떨어뜨리지 못하는 그 분도.


물론 바보같이 제대로 고백도 못하고 혼자 자포자기 하고 물러섰던 적이 몇번이나 있었다. 이제는 잊자, 이제는 잊자, 정말 잊어보자. 그래도 결국엔 이렇게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 실패해도 뻔하다. 조금 지나면 다시 보게될거고 그러면 다시 좋아지겠지. 모르겠다 왜 이런지.

한번은 그 분에 대해 내 입장을 혼자서 정리해 본적이 있었다. 그 때의 결론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냥 조금 좋았을 뿐인데 그 분이 날 밀어내니까 '그래 니가 언제까지 밀어내나 보자'라는 오기에 지금까지 온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닌거 같다. 그냥 얼굴만 봐도 좋고, 전화만 와도 떨리고, 문자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지는걸 보면.


그래서 난 오늘도 맥주안주의 그 분의 favorite인 쥐포튀김을 시켰다. 디핀다트의 구슬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해서 몇일째 매장 검색중이다. 월급이 안들어온 관계로 금요일을 대비해 친구녀석에게 돈도 빌렸다. 장염에 걸렸다는 그 분의 말에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럼, 이거 좋아하는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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