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통 얼굴을 볼수 없는 그분이 보고싶어서 일부러 조금 늦게 출근을 했다.
그 분의 집앞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예전엔 종종 이랬었다는..) 오늘은 그분이 오후에 출근 하는날.
그리고 난 지각.
2.
아무튼 그렇게 출근해서 한참을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전.
(전 편집 알바하고 있습니다. 30여분동안 한 작업이 고스란히 orz....)
3.
11시 반쯤되서 점심시킬 때가 되었는데 다른 분들은 다 도시락을 싸오시는데 나와 다른 남자분이 안 싸오신다. 거의 매일 그 분과 시켜먹곤 했는데 그분이 약속 있으시다고 오늘은 혼자 시켜먹으라고 하시길래 입맛도 없고 해서 라면이 먹고 싶어졌다.
라면을 시키자니 불어터진 라면은 절대로 먹기 싫었다. 가뜩이나 입맛도 없는데-_- 그래서 혼자 나가먹기로 결정(은행에 볼일도 있었다.)
4.
점심시간이 되서 나가서 먹는다고 나갔다. 필름도 사야됐고, 은행에 볼일이 있었기 때문에.
근데 문제는.
막상 혼자 먹으려니까 이게 또 굉장히 꺼려지는거다. 사무실 근처에 있는 김밥천국, 나라를 다 돌아다니며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기왕 입맛도 없는거-_- 커피로 떼우기로 했다.
5.
아니 어떻게 그 넓은 노원에 커피전문점이 없단 말이냐.
다 뒤지고 돌아다녀도 노점밖에 없고해서 결국엔 던킨으로 커피를 사러갔다. 그래도 노점보다는 낫겠지 라는 생각으로..
카페모카를 시키고 앉아있었더니 곧 커피가 나왔다. 한모금 마시는데 또 좌절.
크림빼달라는 얘기를 안했다.-_- 난 진짜 정말로 모카에 올라간 크림이 싫다.
6.
그렇게 커피를 마시면서 사무실로 돌아가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꼐서 붙잡으신다.
아주머니 : "학생~ 노원에 살아요?"
나 : "아니요"
아주머니 : "아니 내가 길을 물어보려는건 아니고, 지나가면서 학생 얼굴을 보니까 굉장히 빛이나~"
나 : ????
아주머니 : "조상님이 공덕을 많이 쌓으셔서 얼굴이 굉장히 성공할 상이라고"
뭐. 증산도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도 저런거에 많이 걸려서 그냥 지나쳤다.
정말로, 도저히 들어 줄수 없을 정도로 난 기분이 아니었다.
7.
어쨌든 퇴근시간이 되서 퇴근준비를 하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기분도 영 아니고 해서 학교에 가서 당구나 한게임 치자는 생각으로 학교로 가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이번엔 어떤 아저씨께서 내 팔을 잡으셨다.
아저씨 : "학생, 멀리서 부터 얼굴을 봤는데 얼굴에서 광채가 심할정도로 나네요. 조상님이 공ㄷ.."
까지만 듣고 그냥 무시하고 지나왔다. 왠만하면 "죄송해요 지금 좀 바빠서"정도 까진 매번 했는데.
오늘은 기분이 진짜 아니었다.
8.
학교에 도착해서 진짜 너무 어이가 ㅇ벗어 가지고 진짜 오늘은 안되는 날이구나 느낀게- 학교 반대편 하늘은 구름 한점 없는데 지하철 역에서 학교로 가는 그 길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이거 진짜 구라아님. 진짜임.
8.
어쨌든 당구를 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양말을 사러갔다. 학교 앞 노점상에 항상 양말을 사던곳이 있어서 오랜만에 찾았는데. 진짜 딱, 그 노점상만 오늘 장사를 안하는거다. 내가 잘못 찾았나 싶어 노점상들이 즐비해 있는 그 길을 두번이나 왔다갔다 했는데 진짜, 정말로, 딱, 그 양말파는 노점상이 장사를 안했다.
9.
공덕은 개뿔의 공덕. 뭐 언젠 안그랬냐만은 난 안될때는 진짜 정말로 안된다.
10.
여기서 이 글의 하이라이트를 밝히자면.
요 근래 계속해서 포스팅에 거론되던 그 분. 남자 생겼음.
11.
진짜 솔직히 현재 심정은. 죽고 싶은정도.
겁이나서 시도도 못하겠지만. 아무튼 지금 심정은 그래요. 뭐 얼마 지나면 괜찮아 지겠죠 뭐.